북한의 한글날은 1월 15일? ‘조선글날’의 비밀과 남북한 언어의 차이
매년 10월 9일은 세종대왕이 만든 훈민정음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글의 우수성을 기념하는 한글날이에요. 그런데 한반도 북쪽에 있는 북한에도 훈민정음을 기념하는 날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북한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1월 15일을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된 기념일로 삼고 있어요. 같은 훈민정음을 기념하면서 왜 남북한의 날짜와 명칭이 서로 다른지, 그리고 분단 이후 달라진 남북한의 언어생활까지 자세히 알아볼게요.
1. 북한의 한글날은 왜 1월 15일일까요?
우리나라가 매년 10월 9일을 한글날로 기념하는 반면, 북한에서는 1월 15일을 훈민정음 창제기념일로 삼고 있어요. 또한 ‘한글’이라는 표현 대신 ‘조선글’ 또는 ‘조선글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한국어에 해당하는 말로는 ‘조선말’을 주로 써요.
이처럼 날짜가 다른 이유는 ‘창제’와 ‘반포’라는 역사적 시점의 차이 때문이에요.
* 우리나라: 훈민정음 해례본이 간행되고 세상에 널리 알려진 ‘반포’를 기념하여 10월 9일 지정
* 북한: 《세종실록》에 기록된 1443년 음력 12월의 ‘창제’ 시점을 기준으로 1월 15일 지정
즉, 북한의 1월 15일은 문자가 처음 만들어진 순간을 기념하는 날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반포 기념일과 차이가 있어요.
2. 남북한의 언어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1945년 광복 이후 남북한이 서로 다른 정치·사회 체제를 구축하면서 언어정책도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어요. 가장 큰 차이는 맞춤법과 표기법, 그리고 외래어를 대하는 태도에서 나타나요.
① 두음법칙 적용의 차이
남북한 언어 차이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노동’과 ‘로동’이에요.
* 우리나라: 단어 첫머리의 ‘ㄹ’이나 ‘ㄴ’이 바뀌는 두음법칙을 적용해 ‘노동’, ‘여자’로 표기
* 북한: 고유한 표기 원칙을 유지하여 ‘로동’, ‘녀자’로 표기
② 외래어와 전문용어의 변화
북한에서는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우리말이나 고유한 표현으로 다듬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 골키퍼 - 문지기
* 도넛 - 가락지빵
* 스마트폰 - 지능형 손전화기
* 패스워드 - 통과암호
이처럼 일상적인 기본 문장이나 자음(ㄱ, ㄴ, ㄷ) 같은 문자 체계는 같지만, 행정·법률·과학 기술 등의 전문 용어나 외래어 영역에서는 이질화가 점차 커지고 있어요.
3. 남북한의 언어를 잇기 위한 노력: 겨레말큰사전
남북한의 언어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것을 막고 소통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노력도 있었어요. 바로 남북한의 국어학자들이 함께 우리말을 정리하던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이에요.
2005년부터 서울, 평양, 금강산 등지를 오가며 공동 작업이 진행되었으나, 안타깝게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2015년 12월 이후 공동회의가 중단된 상태예요. 이 사업은 단순히 사전 한 권을 만드는 것을 넘어, 남북한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사용해온 어휘를 비교하고 언어 소통의 뿌리를 확인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마무리하며
10월 9일 한글날은 우리에게 익숙한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되새기는 소중한 날이에요. 명칭과 기념일의 날짜는 남과 북이 다르지만, 그 뿌리에는 세종대왕이 창제한 위대한 유산인 훈민정음이 자리 잡고 있어요.
이번 한글날에는 한글의 고마움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분단의 시간 속에서 남북한의 말과 글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 발자취를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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